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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가 스타트업 개발자로 취업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들(2) |
2019-05-04 00:00:00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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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
지난 글 [비전공자가 스타트업 개발자로 취업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들(1)]({% post_url 2019-05-04-비전공자가-스타트업-개발자로-취업할-때-참고하면-좋을-것들(1) %})에서 회사 지원할 때 그리고 기술 면접할 때 지원자가 참고하면 좋을 것들에 대해서 다루었다. 이번 글에서는 (3) 인성 면접과 (4) 면접 이후 참고사항을 다뤄보겠다.
- 기술 면접을 통과하면 인성 면접을 보게 된다. 큰 회사 같은 경우 보통 CTO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고 작은 회사 같은 경우 대표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래서 기술 면접과 다르게 보통 1:1로 진행된다.
- 그러다 보니 1:2나 1:3 혹은 그 이상으로 진행되는 기술 면접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그리고 이미 기술 면접을 통해 회사 분위기를 약간은 익혔고 어려운 기술 면접을 통과했다는 안도감 때문에 인성 면접은 아무래도 조금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것 같다.
-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 기술 면접이 개발자로서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술적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면, 인성 면접은 프로페셔널로서 다른 팀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질과 자세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이처럼 기술 면접과 인성 면접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기술 면접을 잘 봤다고 꼭 인성 면접에서 잘하리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 오히려 기술 면접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당신의 밑천이 인성 면접에서 낱낱이 까발려질 수 있다.
- 인성 면접에서 회사가 당신에게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3가지, 회사(프로덕트)에 대한 관심, 일을 대하는 자세와 협업 능력인 것 같다.
- 지난 글에서도 얘기했었지만 스타트업에 지원한다면 그 회사와 프로덕트에 대한 관심은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관심과 애정이 이미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입사 후 더 큰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고 온보딩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훨씬 적다는 점에서 회사에 노관심인 사람보다 훨씬 더 유리한 것 같다.
- 그런 이유인지 내가 봤던 인성 면접에서 공통적으로 물은 것이 회사의 프로덕트를 써봤었는지,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불편했었는지,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어떤 기능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그 기능이 고객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 같은지 등 실제로 프로덕트를 사용해봤거나 깊이 연구해보지 않았으면 쉽게 답하기 힘들었을 질문이 많았다.
- 면접관들은 프로덕트를 최소 몇년동안 붙잡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신의 답변을 듣고 회사와 프로덕트에 대한 관심 정도를 금방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면접 전 회사와 프로덕트를 깊이 연구해봐야 하고 그 이전에 아무 회사보다는 이미 관심있는 회사에 지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것이다.
- 당신은 개발자 이전에 직원, 즉 피고용인이다. 피고용인은 돈을 받고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프로페셔널이다. 프로페셔널은 본인이 맡은 업무를 책임지고 끝까지 훌륭하게 완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 이런 점에서 과거 프로젝트에서의 성공/실패 경험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경향이 있었다. 성공했다면 어떤 이유로, 어떻게 성공했었는지, 팀원들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PM의 역할은 누가 어떤 식으로 했었는지, 잘했던 점과 아쉬웠던 점 등을 물어보고, 실패했다면 마찬가지로 어떤 이유로 실패했었고 그 과정에서 당신이 어떤 식으로 대응했었는지 등을 통해 프로페셔널로서 당신의 자질을 유추하려는 경향이 보였다.
- 이런 이유로 과거 프로젝트에서 함께 일했거나 관계가 있는 레퍼런스가 있으면 아주 좋다. 이력서에 레퍼런스의 소속과 이름 그리고 가능하다면 연락처도 기재하면 좋을 것이다. 레퍼런스를 기재했다는 사실 자체로 당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면접관은 레퍼런스가 있다는 것 자체에 좀 더 신뢰를 보이는 것 같다. 이번에 이력서에 기재한 레퍼런스에 실제로 연락이 가서 나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나서 연락을 해온 경우가 있었다.
- 과거 프로젝트가 모두 성공 일색일 필요는 전혀없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은 애초에 거의 없기도 하고. 무엇보다 회사에서 찾는 '인재'는 장애물을 만났을 때 어떻게든 극복해나가는 사람이고 실패했을 때 그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프로젝트가 대단하지 않아도, 실패했어도 괜찮다. 실패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말이다.
- 면접관이 당신의 약점에 관해 얘기하면 쿨하게 인정하되 “그렇지만 저는 그런 과정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당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어낼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이렇게 보니 면접은 결국 협상이라는 생각도 든다.
- 마지막으로 당신이 증명해내야 하는 것은 협업 능력이다. 개발자는 동료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의 프로페셔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당신이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고 다양한 갈등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조정능력이 있는지 검증하고싶어한다. 이런 점을 어필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 어떤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었다. 평상시에 자주 생각해봄직한 주제는 아니기 때문에 잠시 생각해보다가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고 그 이유는 이러저러하다고 얘기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지, 친구들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인지, 즐겨보는 블로그는 무엇이고 향후 프로페셔널로서의 목표와 같은 질문도 있었다.
- 인성 면접은 기술 면접에 비해 좀 더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 평상시에 잘 생각하지 않는 질문, 그리고 특별히 정답이 없는 질문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주니어 개발자라면 기술 주제 외에도 평소 어떤 기술과 프로덕트에 관심이 있는지, 어떻게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어떤 프로페셔널로 성장하고 싶은지 그리고 협업을 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았고 아쉬웠는지 등을 면접 전에 많이 정리해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 대표는 이미 수십, 수백명의 지원자를 면접했을 것이고 그 짬이 있기 때문에 당신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부풀려 얘기하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과장하지 말고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거짓말은 절대 안된다고 얘기하고 싶다.
- 면접을 앞두고 다른 사람과 면접 연습을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복수의 사람들과 1:N의 구조로, 한번은 지원자로 그다음은 면접관으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하면 좋다. 여러 차례 면접 연습을 진행하고 좀 익숙해진다 싶으면 서서히 압박 면접 스타일로 질문의 난이도를 올리고 까다로운 면접관으로 빙의해서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면접은 아무 연습 없이 그냥 가면 말하는 것도 어색하고 환경도 어색하기 때문에 잘 안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이번에 면접 스터디를 만들어서 면접 연습을 했었는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되었다.
- 까다로운 면접관 레벨에 들어서면 면접관 역할을 맡은 사람이 지원자의 약점을 공략해보고 지원자는 지혜롭게 방어해보는 연습도 꼭 해보면 좋겠다.
- 인성 면접이후 thank you 이메일을 보내는 건, 압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좀 무례한 것 같기도 해서 보내지는 않았다.
- 최종 합격이라면 회사 대표가 이메일로 희망 연봉을 물어볼 것이다. 희망 연봉은 업계 평균과 본인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대략적인 범위를 정해야 한다. 아마 주니어라면 그 범위가 이미 거의 정해져있는 것 같지만 연봉 하한선을 정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 주니어인데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이 좀 적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보고 배울 수 있는 시니어 개발자가 있고 회사의 프로덕트도 나쁘지 않다면 최소 1년 정도 일해보고 경험을 먼저 쌓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경력이 쌓인다면 연봉 재협상을 하든 이직을 하든 해서 연봉을 올릴 수 있으니 처음부터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너무 연봉만 따지기보다 시니어 개발자가 많이 있고 매력적인 서비스인데다가 개발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해볼 여지가 있을 것 같다.
- 돌이켜보면 운칠기삼인 것 같기도 하다. 가고 싶던 회사가 하필 채용이 마감되었을 수도 있고 지원했던 회사의 내부 사정으로 최종적으로 불합격하는 일도 종종 있는 것 같다. 당신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뜻대로 안 될 때가 있기 때문에 회사 하나하나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 아무쪼록 이 글이 스타트업에 취업하려는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 Good luck!
최종 수정 2019-05-06